지민이 어이없이 눈만 깜박거리는데 오히려 태형도 황당한 듯 지민과 같은 표정으로 큰 눈을 껌벅거렸다. “둘이 왜 같이와?” “넌 임마 왜 일은 안하고 여기있어?” “저 솊 그만두고 바로 같이 그만뒀는데요?” “태형아 여긴 뭐야?” 인테리어가 다 벗겨져 내장재가 고스란히 드러난 건물의 내부를 바라보던 지민은 윤기와 태형의 대화를 듣다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
차 안은 침묵이 가득했다. 지나가는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던 지민은 침을 삼키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를 참지 못해 자꾸만 두 손을 바르작거리며 조물거려야했다. 어딜 가는 걸까. 사랑한다던 말은 잘못 들은게 아닐까. 혹시 다른 말을 한 건데 너무 듣고 싶었던 말로 들어버리고 만 건 아닐까. 눈을 옆으로 돌려 살펴 보아도 윤기는 내내 무표정으로 입...
어린 시절의 상처로 지금 삶의 모든 것이 결정된 다는 것을 윤기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사랑을 믿지 않는 것, 사랑을 하지 않는 것에도 어린시절 버림 받았던 상처가 바탕이 되어 버렸다는 걸 인정할 수 없었다. 그런대로 살았다. 사람들과 제대로 된 관계를 맺지는 못했지만, 그건 그냥 그렇게 타고난 성품 때문이었을 거다. 특별히 소중한 사람도, 특별히 곁에 ...
“너 같은 아들 둔 적 없어.” “엄마…” “다른 사람 걱정 시키는 일 아무렇지 않아하는 아들은 난 둔 적 없어.” 생전 처음 보는 엄마의 노여운 얼굴에 쇼핑백을 손에 든 지민이 그냥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 면목이 없어 도저히 엄마와 눈을 마주칠 수가 없는 마음이었다. “죄송해요.” “죄송하다는 말로 다 해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이렇게 책임감 없는...
안녕하세요 데이엘입니다. 사랑하는 우리 님들 모두 이 아름다운 봄날 행복하고 찬란하게 보내고 계시는지요. 오늘 홈을 이리저리 살펴보다 얼마전 포타개설일이 지났다는 걸 알게 되었답니다. 벌써 삼 년이 흘렀네요 이 곳을 열어 둔 지. 고마운 독자님들이 너무너무 많은데 트윗같은 활동을 하지 않는 은둔 연성러라 돌려드리거나 같이 나누는 것을 영 하지 못해 언제나 ...
“아무리 속상해도 너까지 이럴 일이야?” 석진의 말에 윤기의 주먹이 하얗게 질리도록 꽉 쥐어졌다. 며칠 동안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애를 썼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그가 석진에게 지민을 보냈던 이유는 그의 아래에서 제대로 잘 배워 커나가길 바랬기 때문이었다. 석진과 지민의 오랜 우정에 기대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 만큼은 믿어도 된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 하나...
윤기의 얼굴이 순식간에 구겨졌다. 그 삭막한 표정의 변화에 기대감으로 눈을 반짝이던 지민이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지민이 만든 키쉬 접시를 든 그의 손가락이 파리할 정도로 힘이 들어가는게 보였다. 곁에 선 석진도 헤드셰프와 이사들도 모두 지민의 음식을 작게 잘라 입에 넣고는 그대로 얼굴을 딱딱하게 굳히고야 말았다. 심장이 거세게 방망이질을 치고 얼굴에서 ...
“SBC 방송 출연 제의가 왔습니다. 경연으로 신진 셰프를 찾고 육성하는 프로라고 합니다. ‘내가 바로 루키’인가 뭔가 타이틀이 그래요.” 석진이 오전 조회를 할 겸 셰프들과 직원들을 모아두고 농담을 섞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제일 뒤에 서 있는 지민은 이제 겨우 시작한 하루가 버거워 그냥 석진이 하는 말을 멍하게 듣고 있는 중이다. “우리 레스토랑에서도 ...
눈물이 참을 새 없이 후두둑 떨어지는 걸 본 뒷맛이 영 씁쓸하고 좋지 않다. 가게 마무리가 될 때까지는 에뜨와르에서 일을 도울 생각이었지만 고개를 숙인 채 계속 에너지 없이 일을 하는 지민을 군말 없이 지켜봐야 하는 건 윤기에게도 고문같은 일이었다. 잠시 짬이 난 브레이크 타임에 홀로 앉아 창 밖을 멍하게 보는 그에게 사장이 슬그머니 다가와 말을 건다. “...
하루 쉬었다고 몸이 다 회복될리가 없다. 하늘도 우중충한데 무거운 몸 상태는 윤기의 기분을 더욱 가라앉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그는 더 쉴수도 없어 질질 끌리는 다리를 겨우 움직여 쁘띠 에뜨와르로 향했다. “안녕하십니까.” 마치 합창을 하듯 자신이 들어오는 걸 본 지민과 태형이 인사를 하는 걸 대충 손만 휘둘러 답하고는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습도...
“왜 이렇게 살이 빠진 거야.” “근육 짱짱맨이야.” “그래?” “응” 지민의 답에 엄마가 꺄르르 웃음을 터뜨리며 정말로 근육이 옹골차게 들어차고 있는 지민의 팔을 이리저리 만지작거렸다. 웃는 얼굴만큼은 엄마와 꼭 닮은 지민이 간지럽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오랜만에 본 엄마가 얼마나 좋아져 있는지, 막 아빠를 잃고 자신과 단 둘이 작은 집에서 지낼때와는 사뭇...
“근처에 윰스키친이 생겼어요. 아시죠? 프랜차이즈. 유명 셰프가 하는체인이라 서포트가 대단해요.” 며칠이 지난 뒤 진한 여름의 기운을 몰고 가게 앞에 선 윤기와 커다란 쓰레기 봉투를 든 채 지민은 마주 섰다. “매출이 오르는 가 싶더니 조금 떨어진 채 제자리예요. 솊이 오시면 달라질까. 그렇지 않을 까봐 걱정도 돼요. 비슷한 메뉴인데 저 쪽 가격은 무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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